영화 파묘 뒤늦게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로 집에서 시청했습니다.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인 파묘 감상하며 극 중 역사적 배경을 암시하는 대사와 다양한 설정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 영화 속 정령(일본 귀신) 오니 다이묘가 생식으로 즐긴 은어와 참외가 가지는 의미를 일본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파묘 속 은어 그리고 참외
영화 파묘 속 정령 오니 다이묘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배 후 사망, 전쟁 중 1만 명을 죽이며 신이 되었고, 영혼과 육신이 있는 '정령'으로 묘사됩니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그가 '은어'를 왜 찾았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되는 설정입니다.
짧게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오니 다이묘가 은어를 좋아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쪽은 '도쿠가와' 패배한 쪽은 '도요토미'입니다.
정령 오니 다이묘는 패배한 도요토미의 무사이며, 도요토미는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었습니다.
'가신'은 개인적인 충성과 높은 신뢰를 기반하며 신하와 달리 군사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음. 일반적인 상, 하 관계와 차이를 둠
당시 '오다 노부나가'의 주요 근거지 기후현 특산품은 '은어'로 영화에서 상징하는 은어는 정령 오니 다이묘가 도요토미 측 무사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100%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참외'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검소한 식습관을 상징하며, 즉 도쿠가와 이에야스 편에 서는 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묘에서 무당 이화림이 정령을 불러낼 때 참외는 준비하지 않습니다.
다만, 극 중에서 무당 이화림은 오니 다이묘를 무덤 밖으로 꾀어내기 위해 은어를 사용했고, 참외는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역사적 배경에서 이렇게 해석해 볼 수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역사 자료 어디에도 도쿠가와가 참외를 즐겼다는 문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일본의 역사
다양한 영화, 소설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세키가하라 전투는 일본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영화 '세키가하라 대전투', 소설 '세키가하라', '천하를 얻다' 등이 국내에서 일본 역사 매니아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국시대 종식, 중앙 집권 체제 확립을 통해 사회, 경제, 문화적 발전을 이루어 내며, 일본은 동아시아 최강의 국가로 올라서는 계기가 됩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는 오사카성에 고립된 후 1615년 여름전투에서 성이 함락되자 자결하며 가문은 완전히 몰락하게 됩니다.
그를 따르던 무사들도 대부분 사망하거나 생포되었습니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극 중 패배한 도요토미 측 무사의 원한은 영화 파묘 속 악귀(오니 다이묘)가 되기 충분합니다.
이러한 악귀를 이용해 일본의 음양사 무라야마 준지는 일제 강점기 한반도의 정기를 끊고자 오니를 쇠말뚝으로 사용했습니다.
일본전국시대 당시 내전과 끊임없는 전쟁으로 원한을 가지고 죽은 무사를 등장시켜 극 중 몰입감을 높이고, 관객에게 더 큰 공포감을 선사합니다.
은어 너무 생소한데..
은어는 주로 일본에서 소비되는 생선으로 한국에서는 생소합니다.
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 민물고기로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주로 남한강, 섬진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에서 낚시 가능합니다.
일본에서는 은어구이, 초밥, 튀김, 조림 등 다양한 조리방법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많이 잡히기 때문에 여름축제, 특별한 행사에 자주 사용됩니다.
은어 낚시 또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일본 전통 요리의 주요 재료로 사용되며 요리법과 함께 문화적 상징성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파묘 속 거구 오니 다이묘가 생식으로 은어를 뜯어먹는 장면은 보는 내내 궁금증을 일으키기 충분했고,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은어를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영화 파묘의 주요 인물인 매국노 박근현도 살아생전 은어 요리를 즐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