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450원 가까이 치솟으며 경제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때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 것인데요. 이번 환율 폭등이 국내 문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지, 장기적 흐름으로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5년에도 원화가치 하락이 지속될까요?
환율 폭등의 주요 원인과 한국 경제
달러 상승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나의 이유만으로 원화의 가치 하락을 논하기 어려운데요.
주요 원인으로는 ①글로벌하게 미국의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②국내 외국인 투자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국내외 정치적 불안정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러·우 전쟁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확실한 건 한국이라는 국가를 하나의 기업으로 보았을 때, 현재 환율 폭등은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화 가치 하락은 크게는 한국 경제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방산·조선업과 같은 수출 중심 기업에는 달러 가치 상승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는 매우 소수의 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갑니다.
내수 위주의 산업은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높은 비용 부담에 직면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폭등하며 국민 개개인의 삶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환율이 추가 상승한다면,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 경제는 더욱 어려운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IMF 직격타를 맞아봤던 세대로써 다시 환란(患亂)이 발생한다면, 대한민국이 이전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2025년 환율 안정 가능성은?
24년 10월,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그룹 연차 총회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총재는 간담회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한국 경제의 안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정부의 시장개입도 가능하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글로벌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며 발생한 문제로 시장 개입만으로 이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인위적인 정부 개입은 과거 1992년 블랙 웬즈데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환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25년 이후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달러화 강세를 다소 누그러트릴 것으로 분석하기도 하는데요.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의 개입과 국가 경쟁력을 통한 자주적 문제 해결이 아닌, 미국의 경제, 금리 정책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IMF 이후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었던 반도체, 자동차에도 현재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이고,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를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갑작스러운 국내 정치 환경의 변화도 문제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연도별 환율 변화 추이 IMF 다시 올까?
연도 | 당시 주요 현황 | 환율 |
1997년 | IMF 외환위기 | 1,962원 |
2008년 | 글로벌 금융위기 | 1,570원 |
2022년 | 미국발 고금리 충격 | 1,420원 |
2024년 | 비상계엄 여파 및 달러 강세 | 1,450원 |
※ 연도별 주요 사건과 최고치 환율표
국내 정치적 불안감이 커지며, 12월 3일 야간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폭등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IMF를 경험한 세대로써, 달러 폭등은 또 한 번의 악몽이 재현될까 두려운데요.
이미 국가 부도가 시작됐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능하거나, 무지하거나. 저는 그 무능과 무지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몇몇 소수의 정보가 빨랐던 사람들은 '이대로'를 외치며, 국민의 아픔을 양분 삼아 승승장구 했지만, 이후 한국 사회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IMF 때와 달리 현재의 외환보유고는 약 20배 이상이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1997년 대한민국은 위기를 극복할 인구 구조를 보여주었지만 현재는 고령 인구 비중이 약 20%에 가까워지고, 생산연령 인구는 반대로 점점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 통계청 인구조사
연도 | 유소년 인구(0-14세) | 고령 인구(65세 이상) |
1997년 | 23.3% | 7.4% |
2024년 | 10.6% | 19.2% |
유소년 인구는 더욱 절망적입니다. 급격한 출산율 감소로, 다시 한번 '환란'이 발생했을 때 이겨낼 국력이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만약 IMF와 같은 환란이 다시 온다면 과연 우리는 또 한 번 극복할 수 있을까요?
환율 폭등 속 절망하는 국민
환헤지 전략을 갖춘 소수를 제외한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강달러 기조를 넘어선 폭등은 두려운 일입니다.
당장, 주유하기 겁나고 수입에 의존하는 필수품을 소비하면서도 손이 떨릴 수밖에 없습니다.
블로그 운영하는 저 조차도, 달러가치가 올라 애드센스 수익이 증가하는 것이 아닌 소비가 줄며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마치 연결된 하나의 고리처럼 모두가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환란이 발생하지 않기를 누구보다 바라지만, 그 위기가 반복되고 있어 허무할 뿐입니다.
"위기는 반복돼요. 위기에 또 당하지 않기 위해선 잊지 말아야 해요.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고하는 것,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저는 두 번 지고 싶지 않거든요." -영화 국가부도의 날-